소셜전략 53. 약6만명이 좋아요를 하고 2,500번 이상 공유된 글을 삭제한 이유

( 사건 개요 )

하루도 안되어서 글을 올린지 13시간 만에 약 6만개의 좋아요와 2,500번 이상 공유된 글이 자삭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9일 건대 부근에서 친구와 술을 먹던 이모씨는 합석을 한 여성들과 술을 같이 먹다가 자리를 옮겨 술을 먹기 위해서 모텔로 따라 갔습니다. 그러다가 장기밀매 조직에 걸려 납치될 뻔 하다가 출동한 경찰의 도움으로 살아났다다고 합니다.
이모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에는 사건의 시간과 장소가 소상히 나와 있습니다. 술을 먹은 술집 이름, 모텔 이름 등이 소상히 적혀 있고, 이야기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5명이고 장기밀매조직의 사람들과 싸움에서 3명이 쓰러지고 2명이 제압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이글은 사실로 인정을 받으면서 공유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SNS를 달구며 이이야기가 퍼져 나가자 경찰에서 직접 확인 작업에 나섰고 결국은 이 글이 사실 무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의 온라인 소통계에서는 경찰청 페이스북 페이지에 “건대 앞 납치 장기밀매 관련 페이스북 글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며 글을 남김으로써 허위괴담으로 끝이 났고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요청에 본인이 스스로 글을 삭제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래는 경찰청 페이지에 있는 삭제되기 이전의 글 내용입니다. )

삭제된 허위괴담 내용

삭제된 허위괴담 내용

( 이런 괴담의 배경 )

요즘 우리는 수 많은 정보에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이 아니라해도 반복되는 메시지에 자신도 모르게 믿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정말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 이상으로 부풀려서 전달이 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원래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미국식 도시괴담이라고 해서 2009년에 발간된 ‘칩 히스’, ‘댄 히스’ 형제가 쓴 ‘ STICK 스틱!: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이란  책에 나옵니다.
이 책이 쓰여질 때만 해도 장기매매 이야기는 미국식 괴담이었습니다.

그런데 몇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괴담으로 바뀌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 몇년 사이에 개봉된 영화 들 중에도 장기매매를 다루거나 관련이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황해, 아저씨, 복수는 나의 것, 공모자들 -이런 영화들도 이런 괴담의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괴담에 대한 두가지 심리 )

이런 괴담 이야기를 접하면서 두가지 심리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저런 허위이야기를 사실처럼 올리는 사람의 심리입니다.
또하나는 저런 허위 이야기를 쉽게 믿게 되는 대중들의 심리입니다.

전자는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나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양치기 소년 같은 마음이라 생각이 됩니다.
어느 경우든 사실이 아닌 것을 전혀 거리낌 없이 사실처럼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후자는 사실 다른 사람의 말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이런 허위 글이 올라오면 사람들이 사실이냐고 추궁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장기매매 밀매조직원들이 사람을 납치하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거나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 줍니다.
처음에는 설마하는 마음이 반복되는 영화로 인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그러는 가운데 사실같은 이야기가 페이스북에 올라오니 쉽게 믿어졌을 것입니다.

( 거짓 글이란 암시 )

그런데 제가 좀 아쉬운 부분은 위에 쓴 글을 자세히 보면 어딘가 의심스런 냄새가 납니다.
좀더 살펴본다면 그렇게 쉽게 믿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1. 거짓인 경우 말을 하는 사람은 더욱 사실임을 보이려고 강조를 하게 됩니다.
이 허위글도 처음은 자신의 글이 사실임을 강조하는 말로 시작됩니다.
” 이거 엄마 친구 여친 다 걸고 내가 어제 겪은 실화임. ”
그리고 이글의 맨 끝에 다시한번 사실임을 못을 박습니다.
” 진짜 다 걸고 실화다 ㅋ ”

2. 말하는 사람의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말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게 되거나 갖지 않게 됩니다.
이 허위 괴담을 읽어 보면 에 대한 유난히 많이 쓰이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ㅈ’ 이란 말이 무려 17번이나 나옵니다. 물론 비속어를 섞어서 말을 한다고 꼭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라는 공간을 생각한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평소 말하듯이 비속어를 사용하는 글을 올리는 사람을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마귀도 천사로 가장한다고 합니다. 존경받을 만한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사실은 검은 마음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 공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냥 쏟아 내는 사람이라면 믿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6만명의 사람들이 그 이야기에 공감을 한 이유 )

그 이유는 바로 대화의 공간이 페이스북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에서 이야기 되는 사항들이 믿을 만하다는 전제가 은연 중에 깔려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역설이라고 할까요, 믿음과 소통의 공간이기에 더 거짓이 잘 전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들의 페이스북 사용 행태나 습관도 작용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하거나 공유를 하면 우리는 그 순례길(?)에 기꺼이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자신은 잘 모르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인정을 하고 있으니 믿을 만하다는 막연한 생각에 잡히게 됩니다.
그럴 듯한 이야기라면 부담 없이 좋아요나 공유를 합니다.
왜냐하면 좋아요를 하거나 공유를 하는 행위는 돈이 드는 일이 아닙니다.
아주 힘들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도 아닙니다.
설마 거짓을 말하겠어라는 생각 위에 다른이들과 공감하는 일이기에 우리는 주저 없이 좋아요를 하고 댓글을 달고 공유를 합니다.

( 이 사건이 주는 의미 )

1. 좋아요, 공유 등이 좋은 소통의 모습이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2. 글을 보기 전에 그 글을 쓴 사람을 먼저 보도록 한다. (보통은 글은 그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그러나, 사기꾼 고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그들은 말을 천사처럼 한다. )

3. SNS상의 허위사실 유포는 특별한 몇 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벌이 어렵다.

4. 낚시성글이 늘어나면서 페이스북의 물을 흐리게 되면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사용자 스스로 물관리를 해야 한다.

5.  소위 언론사 중에는 낚시성 글에 대한 기사로 더 큰 낚시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사 웹페이지에 가보면 이런 무료 기사를 제공하면서 좌우 배너광고는 기본이고 기사내용에까지 링크를 걸어서 커서가 가면 광고배너가 나오도록 해놓았다.)

6. 약 6만명이 좋아요를 했다는 것은 약 10배인 60만명 어쩌면 그 이상의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런 콘텐츠도 진실하지 않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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