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전략 43: 402번 버스이야기는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그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을 수 있었나? 콘텐츠에 대한 고민

2012년 11월 1일 목요일 오후 5시52분,  어느 버스 기사님의 친절에 대한 소소한 느낌을 적은 글과 사진이 ‘도와줘’ 페이지에 올라왔다.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453312778044543&set=a.262875263754963.58459.262031957172627&type=1 )

평범하면서 친근한 글이었다. 이때 도와줘 페이지의 상태는 다음과 같았다.

•  페이지 팬 수 :  830    • 이야기 하는 사람들 : 70

그리고 이틀이 채 안된  11월 3일 오전 3시 경 이 글과 사진에 대해서  좋아요가 무려 51,480명이나 되고 댓글이 964개, 공유가 36개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11월 10일 현재 61,424명의 좋아요, 댓글 1,181개 )

어떻게 팬수가 1,000명도 안되는 페이지의  글이 좋아요가 이틀도 안 되어서  5만 명이 넘고 댓글이 1000개가 달릴 수 있을까?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았다.

1. 페이스북의 ‘좋은 콘텐츠 확산 메커니즘(mechanism)’의 위력

이것이 SNS, 특히 페이스북의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좋은 콘텐츠 확산 메커니즘(mechanism)’이 작동한 결과이다. 이 메커니즘은  누구나 공감하는 좋은 콘텐츠는 보는 사람들이 공감함에  따라 더 멀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되고 더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만큼 영향력이 큰 콘텐트가 되게 된다.

이 메커니즘은  좋은 콘텐츠는 더욱 좋게 퍼지게 하는 공감 증폭 기능과  나쁜 콘텐츠는 초기에 퍼지지 못하도록  걸러내는 필터 기능을 갖고 있다. (여기서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는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니라 공감하고 많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좋은 콘텐트,  공감할 수 없고 별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콘텐츠는 나쁜 콘텐츠라는 의미이다.)

페이스북의 콘텐츠 확산 메커니즘 =  친구의 새로운 변화를 내 뉴스피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페이스북의 구조 +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위치를 결정하는 앳지랭커 룰의 적용 + 페이스북의 구조(오가닉)와 친구들의 반응(바이럴)에 의해서  (친구의 친구의 친구….) 로 도달 범위를 확대 시키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뉴스피드의  좋은 위치에 자주 노출 되는 콘텐츠는 더욱 많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노출이 되나 뉴스피드의 나쁜 위치에 노출되는 콘텐츠는 노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쉽게 사려져 버리게 되어 일종의 필터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좋은 콘텐츠가 더욱 많이 노출되고 전파되나 나쁜 콘텐츠는 노출도 잘 안되고 전파도 되지 않은 채 사라져 버리는 페이스북의 특성은 부자가 더 많이 갖게 되는 부익부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 또는  마태효과( Matthew effect), 승자효과(winner effect)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콘텐츠 확산 메커니즘

2. 좋은 콘텐츠란 무엇인가 ?

그러면 무엇이 좋은 콘텐츠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페이스북의 공감확산 메커니즘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메커니즘에서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콘텐츠는 각각 고유의 공감 주파수를 갖고 있습니다. 그 주파수는 콘텐츠의 소재, 저작자의 필체나 특징, 주제, 문화, 표현 방법 등 여러 가지 요소들로 만들어져 자신만의 고유의 주파수를 갖게 된다.  이 주파수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감 주파수 대역 안에 들어갈 때 보다 쉽게 주파수 동조현상이 발생하면서 콘텐츠는 사람들의 마음과 일치하게 된다. 즉 그 콘텐츠에 대해서 마음으로 공감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공감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되는가?
페이스북에서 공감을 하게 되면 최소한 할 수 있는 것이 좋아요를 클릭하는 행위이고, 조금도 강한 반응을 하게 되면  댓글을 달거나 공유를 하게 된다.

402번 버스의 이야기와 사진이 좋은 콘텐츠라 할 수 있는 것은  짧은 시간이지만 이 콘텐츠가 갖고 있는 고유의 주파수와 대중이 갖고 있는 공감 주파수 대역이 일치하여  상상외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B, C, D, E, F 라는 개인이나 공통의 공감대를 갖고 있는 집단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이 집단들은 고유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주파수 영역이 존재하게 된다. 이 공감대 주파수 영역은 고유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한 일정 모양과 영역을 유지하게 된다. 물론 시간과 상황에 따라 공감의 밀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그 변화는 전체 공감 주파수 영역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 정도로 큰 것은 아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많은 집단이 겹치는 교집합 부분의 공감 주파수 영역에 해당되는 콘텐츠가 생성되어야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아무런 공감 주파수대에 속하지 않는 콘텐츠보다는 하나의 집단에라도 속한 콘텐트가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공감 주파수와 콘텐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생각해보자, 이 ‘강남스타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 싸이는 세계적인 가수가 될 수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였는가?  위 그림에서 A,B, C, D, E, F를  각각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호주 등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그룹은 각각의 고유 공감 주파수 영역을 갖고 있으면서 또한 공통의 공감 주파수 영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란 콘텐츠의 주파수가 바로 이 공통의 공감 주파수 대역 속에 포함이 되어서 큰 공감과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콘텐츠를 공감과 반응의 정도로 구분을 해보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2%부족 콘텐츠 :  공감은 많이 하나 반응의 정도가 약한 콘텐츠 , 댓글이나 공유는 거의 없이 좋아요만 늘어나는 콘텐츠,  공감을 하지만 너무나 일반적이거나 상식 수준 또는 그리 절실하지 않은 콘텐츠를 의미,  보랏빛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 2%가 부족한 콘텐츠.

2. 죽은 콘텐츠 :  공감정도도 낮고 반응도 없는 콘텐츠,  극히 개인적이거나 재미나 감동, 정보 등  다른 사람들이 원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주지 않는 콘텐츠. 화석과 같이 죽어 있는 콘텐츠로 뉴스피드에서 제대로 보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휘발성이 강한 콘텐츠. 개인적인 목적의 콘텐츠는 개인에게 매우 귀중하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없는 것과 같은 콘텐츠

3. 보랏빛 콘텐츠 : 공감을 많이 하고 큰 반응을 얻는 콘텐츠, 재미나 감동, 좋은 정보를 주거나, 새로운 깨달음, 위험에 대한 경각심, 진정성이 전달되는 콘텐츠. 스토리텔링이 수반 된다. 보랏빛 소가 오는 것처럼 다른 콘텐츠와 차별성이 뚜렷한 누구나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콘텐츠.

4. 좀비 콘텐츠 :  공감의 정도는 낮으나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 주로 스캔들 기사, 나쁜 뉴스, 노이즈 마케팅에 사용되는 콘텐츠나  인터넷 신문에 클릭을 유도하는 낚시성 제목들이 이에 속한다.  이 콘텐츠를 접하면 사람들에게 기쁨이나 즐거움, 감동, 희망, 재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어두움, 절망, 패배, 슬픔, 분노, 혐오, 불편함, 배신감 등을 느끼게 만들고 항의나 비난, 냉소, 조롱 등의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죽은 콘텐츠라면 마음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고 무시할 수 있지만, 이런 콘텐츠를 접하면 마치 좀비가 쫓아와서 사람을 좀비로 만들듯 그 콘텐츠를 접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  살아 있는 것 같으나 아무런 생명력이 없는 콘텐츠를 의미,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공감과 반응에 의한 콘텐츠분류

3. ‘402번 버스의 즐거움’은 왜 좋은 콘텐츠이고 그렇게 많은 공감과 반응을 얻을 수 있었는가?

결과론적이지만 이미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은 것으로 차별화된 보랏빛 콘텐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그 콘텐츠를 보랏빛으로 만들었을까?  ‘칩 히스’와 ‘댄 히스 ‘공저인  ‘STICK 스틱’ 에 나온 머리에 풀처럼 딱 달라붙는 메시지의 6가지 요소를 인용하여 분석을 해보았다.

  • 단순성 :  402번 버스를 탔는데 기사아저씨가 친절하게 해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다.
  •  의외성: 일반적인 버스이야기, 버스의 불편함, 기사의 불친절함, 불쾌했던 기억들을 많이 겪고 상상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 버스기사분은 친절하게 먼저 다가 오셨다. 전혀 의외의 상황이 전개 된 것이다. 승객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버스 승객과 대화를 시도하신 기사분 이야기, 일방적이거나 아무런 말이 없는 기사들이 대부분인데 분명 의외의 사건이었다.
  •  구체성 :  이 이야기는 그냥 간단하게 몇 줄의 문장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글이다. 그냥 친절했다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언제, 어디서, 누가 ,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라는 6하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이야기를 조목조목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깊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 신뢰성 :  이글을 쓰는 사람은 대상이 되는 버스와 기사분의 사진과 번호까지 밝히고 있다.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글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 글이 낚시성 글이나 홍보나 광고가 아니라 한 개인이 – 나와 같은 버스 승객이 겪은 실제로 발생한 사실임을 피부로 느끼게 만들고 있다.
402번 버스와 좋은 콘텐츠
  • 감성 :  어떤 주장이나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라  가장 공감하기 좋은 감성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밀려오는 이따뜻함!, 그 아름다운 미소를 줌으로 땡겼습니다 기사 아저씨 !! 덕분에 오늘 따뜻했습니다  ‘ 글을 읽는 이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표현들이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공감과 반응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 스토리:  짧은 글이지만 이 안에는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있다.  갈등과 해소도 존재 한다. 스토리적인 요소가 풍부하게 녹아 있어 누구든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다른이에게 전달 할 수 있다. 좋은 콘텐츠는 말로 해서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가 녹아 있는 것이다.
    • 기 : 무심코 버스를 탐
    • 승 : 기사 아저씨의 의외성
    • 전 : 남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이름을 보고 싶은 마음,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
    • 결 : 줌으로 사진을 담는 것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
감성적인특징과 스토리의 402번 버스의 즐거움

 ‘402번 버스의 즐거움’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 주파수대에 맞는, 보랏빛 콘텐츠였다.  이 공감하기 쉽고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 즉 좋은 콘텐츠로  단순하나 의외성을 갖고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전개 되었으며 사진으로 사실임을 보여 주어 신뢰감을 높였다. 또한  승객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기사의 마음을 공감하며 받은 따뜻함을 전달하는 –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이는 주제로  누구든 듣고 이야기를 전해 줄 수 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었다.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좋은 콘텐츠인 ‘402번 버스의 즐거움’은  페이스북의  콘텐츠 확산 메커니즘에 의해서 더욱 확산되어서 13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보고 61,600명이 넘는 좋아요와 1,185개의 댓글이 달릴 수 있었다. 

15 thoughts on “소셜전략 43: 402번 버스이야기는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그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을 수 있었나? 콘텐츠에 대한 고민

    1. Youngwoo Song

      꽃집아재님 실제로 매일 매일 살아 있는 역사를 써 가시는 모습에 제가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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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소셜전략 44: ‘그러하다’와 ‘그러하냐’의 교훈 , 좋은 콘텐츠는 많은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만든다. | 소셜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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